실제로 정체되었는지 아니면 저만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으나 MMA를 좋아하시는 분들과 의견을 나누고 싶어 제가 느낀점들을 몇가지 적어보려 합니다.
과거 K-1과 프라이드FC 등으로 대표되는 단체들을 필두로 한 때 격투기 시장을 이분지계했던 일본이었는데 현대 MMA로 넘어오면서 상당히 정체되어 보입니다.
케이원, 프라이드, 판크라스 이 3단체가 제가 제일 좋아했던 단체였는데 실질적으로 가장 아슬아슬했던 판크라스만 살아남은 현실입니다.
프라이드 - 센고쿠 - 드림 - 라이진 등으로 이어지는 명맥은 지금도 가끔 보긴 하지만 초창기 효도르나 크로캅 등의 추억스타가 사라진 현재의 라이진은 정말 보기 힘들더군요..ㅜ
제가 케이지에 익숙해진 탓도 있어 링이 적응이 안된 측면도 있고 또 코로나 탓에 외국 선수 영입이 어려워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정보가 빈약한 일본 자국 선수들 간의 매치는 흥미가 느껴지지 않네요.. (특히나 짤짤이 타격공방이나, 지루한 그라운드 싸움으로 흘러갈때는 인내심의 한계가..ㅜ)
저는 상대적으로 정체된 현재 일본 MMA의 원인?! 혹은 상황을 4가지 정도로 생각해봤습니다.
1. 피지컬의 한계 - 현대 MMA로 오면서 기술이 향상된만큼 감량 기술도 좋아져 20년전, 10년전과 비교하면 체격이 상당히 커졌는데 동양인중에도 왜소한 편인 일본인이 가진 피지컬의 한계는 어쩔 수 없어 보입니다. 오카미 유신 외에는 나름 메이저급해서 뛰던 중량급 선수는 생각이 나질 않네요.. 더군다나 팔다리가 쭉쭉 긴 선수들이 워낙 많이 나오다보니 신체적 약점은 어쩔 수 없어 보입니다.
2. 웰라운더의 부재 - 과거 일본 선수들의 피지컬의 한계에도 불과하고 거대한 서양 선수들을 이길 수 있던 건 룰의 도움도 있었겠지만, 주짓수나 유도 등 그라운드 기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펀치를 맞으면서도 결국 넘어뜨리고 서브미션으로 승리를 따내는 승리 공식이 있었습니다. 현재 주짓수, 레슬링, 유도 정도는 메이저급 선수라면 대부분 탑재한 기술인데 그라운드 기술에 비해 하드펀쳐나 웰라운드가 되지 못한 선수는 정체되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비룩 개창피 당하긴 했으나 한 개의 무기로만 챔피언을 따냈던 모 선수가 생각나네요..
3. 케이지 적응력 - 과거 링에서 현대는 8각형의 옥타곤이나 원형의 케이지 등 철장에서 경기가 이루어지는 단체가 주를 이루는데, 링에서만 활동하던 선수들이 케이지 적응을 못해서 끌려다니다가 패배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반대로 케이지에서 활동하던 선수들이 링을 우습게 보고 도전했다가 탈탈 털리던 경우도 있었죠.. 원챔피언십은 메인매치의 성격에 따라 케이지와 링이 바뀌는데 모두 적응한 선수만이 좋은 결과를 얻을꺼라 생각됩니다. (훈련했던 선수에게 들으니 마치 배구와 비치발리볼의 차이마냥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고..)
4. 스타성 파이터 - 근 몇년간 UFC를 먹여살린건 존 존스나, 맥그리거 같은 스타 파이터의 활약이었습니다. 스포츠도 어쨌든 엔터테인먼트고 상업적인 부분을 간과할 수 없는데 경기력은 기본이고 마이크웤도 좋고 광고도 잘되는 선수가 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우리나라에는 코좀 정찬성 선수가 있는 것처럼 선수 자체의 네임밸류로 페이퍼뷰를 팔 수 있는 선수가 과연 일본에 몇 있을까 생각해보면 전 선뜻 답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경기력도 좋고 외모나 언변이 좋은 선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생각듭니다.
현재 어마어마한 자본으로 중국 선수들이 치고나오고 있는 현실에서 부족한 지원에도 해외 각 단체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국내 파이터들의 모습을 보면 언제나 뿌듯하고 감격스럽습니다.
과거 일본이 그랬듯이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격투시장을 선두하는 그런 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예전에 블로그에 정리해두려고 썼던 글이 있었는데 모르고 지워버려서 급하게 다시 적어봤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 읽어보시고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