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홍금보가 제작한 귀타귀가 성공하며 80,90년대 홍콩 호러영화의 단골 소재가 되었던 강시. 그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아동용 강시영화가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산자와 죽은자의 경계였던 강시. 그 강시가 어떻게 영화의 소재가 되었는지 궁금해서 일아봤습니다.


1. 강시의 개념
- 강시는 동아시아권의 장례 문화에 의해 만들어졌고 유교와 도교문화가 합해진 상상 속 요괴입니다.

사람이 객지에서 사망할 경우 장례를 위해 고향으로 시신을 운반해야했는데 이 과정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기에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었습니다. (영화 낙엽귀근, 집으로 가는 길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때문에 어떻게하면 시신을 더 쉽게운반할 수 있을까 편리주의적인 상상에서 강시가 만들어졌습니다.

시신을 훔쳐가거나, 시신이 다시 살아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무술과 도술에 능통한 도사나 술사가 강시를 컨트롤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의 기술력, 그리고 교통 수단으로 실제로 시신을 방부처리 및 강시화시켜 운반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 특히 시신의 무게와 부패가 되며 생기는 시신의 냄새 및 썩어가는 살과 피부조직들을 어떻게 처리했을까하는 의문에 전문가들은 강시가 실존했느냐에는 질문에 회의적인 편)

2. 강시가 공포의 대상이 된 이유
- 사람의 활동이 적은 밤이나 새벽시간에 강시를 이동시켰기에 사람들과는 마주칠 일이 없었는데, 피곤에 지친 일행들이 낡은 사당에서 강시를 관 속에 눕히고 휴식을 취할 때 사건들이 발생됩니다.

대부분의 강시 영화들이 이러한 공간에서 부적이 떼지거나 관속의 봉인이 풀려 강시가 되살아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죠.

3. 강시의 복장들이 비슷한 이유
- 보통 전쟁터에서 죽거나 객지에서 죽은 젊은 남자 시신들이 강시가 되었는데 청나라 때 많은 전쟁으로 사망한 사람이 많았기에 보통 영화 속에서도 청나라 시대의 복장을 하고 있습니다.

양 팔을 들고 있는 이유는 사후경직이 되기 때문에 시체훼손을 줄이고 운반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끈으로 묶거나 대나무로 엮었기에 그런 모습으로 표현되었다고 하는데 어디까지나 설이기에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4. 강시에게 당하면 강시가 되는 이유
- 영화에서 강시의 손톱에 찔리거나 강시에게 물리면 본인도 강시로 변하게 됩니다.  이는 시신에 함부로 손대거나 훼손시키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이자, 중국 전통 강시에 서양의 흡혈귀 문화를 영향받아 생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강시는 그냥 시신이기 때문에 공격성이 없으나, 흡혈귀에게 물리면 흡혈귀로 변하는 개념이 전래되어 영화적인 요소로 발전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됩니다.

5. 강시영화가 없어진 이유
- 우선 홍콩반환 이전에는 영국과 세계 은행들의 영향으로 투자도 많이 이루어졌고, 창작에 대한 자유와 권리를 보장 받았기에 다양한 소재의 영화가 제작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반환된 후에는 중국정부의 검열을 피할 수 없고 또 투자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영화 제작의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강시영화만 만들면 잘팔리던 시기였기에 저급한 수준의 영화도 많이 만들어졌고, 싸구려 에로영화로 변질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잘팔리는 소재라도 10년 20년 영원하긴 없기에 자연스레 사멸하고 말았습니다.


어린시절 비디오 가게에 가면 홍콩영화 코너 한쪽 칸에는 강시영화들이 쭈욱 진열되어 있었는데, 강시선생이나 헬로강시처럼 좋은 시리즈물도 있었고, 강시라는 소재만 따온 B급 C급 영화도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시 영화화 하기에는 다소 진부하고 단순한 소재라 강시가 다시 각광을 받겠냐만은 그시절 재밌게 보고 무서워 숨참는 연습도 열심히 했던 추억을 되집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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