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집은 어느 한 공장에 딸린 작은 다락방이었다.
나무 판자로 만든 계단은 오를 때 마다 삐걱거렸고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노르스름한 조명. 그 흔한 장난감도 없던 그 집에서 난 친구랑 무엇을 하며 놀았을까.

사고로 한 쪽 다리를 잃어 의족처럼 목발을 쓰시던 친구의 아버지.

퇴근을 하셨는지 딱딱거리는 그 목발 소리가 들리자 반가움에 모자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아버지가 아들을 바라보는 눈빛
어머니가 남편을 바라보는 눈빛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전해지는 온기는 어린 나에게도 뭔가 다르게 느껴졌다.

언제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단촐한 살림과 작은 공간이었지만 왠지 더 아늑하게 느껴졌다.

영화 로건에 그런 장면이 나온다.
너무도 평범한 일상이 진정한 선물이자 기쁨이라는 것.

퇴근 후 돌아온 남편을 위해 정성스레 요리를 하는 아내.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먹기 위해 배고픔은 잠시 견뎌내는 꼬마아이.

단란한 한 가정의 일상은 모네의 그림보다도 시인의 노래보다도 다른 그 무엇보다도 따뜻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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