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배우의 경호원들이 공항에서 취재진을 막고 입구를 폐쇄하고 팬을 향해 플래시를 터뜨리며 주변 공항 이용객의 신분증을 요구하는 등 과잉 경호가 논란이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연예인 경호원의 과잉 경호로 인해 불쾌한 일이 있었고 오히려 그 수습 과정 중에 해당 연예인의 이미지가 좋아졌던 일이 있어 몇 자 적어봅니다.
10년 전 쯤 잠실에서 진행되는 뮤직 페스티벌 행사장에서 박재범을 우연히 보았고, 저도 신기하고 반갑고해서 셀카 요청을 하려고 다가갔습니다. (이미 알아 보고 요청한 여성분들과 찍어주던 상황)
남자인 제가 다가가니 갑자기 경호원이 가까이오시면 안된다고 소리치며 손바닥으로 어깨를 밀치면서 저를 뒤로 밀었습니다. (넘어지기 직전이라 다른 관객도 다칠 뻔..)
황당하고 어이없었는데 이 모습을 보고 놀란 박재범이 바로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고 몇 번 사과를 했고, 바쁜듯 경호원을 따라 무대 뒤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이 후 얼마의 시간이 흘렀고 같은 공연장에서 박재범을 다시 마주쳤는데 저를 먼저 알아보고 다가와서 아까보다 더 정중하게 죄송하다며 사과를 했습니다.
제 폰으로 셀카를 찍었고, 주변에 있던 제 지인들과도 함께 단체샷을 찍었습니다. 잠시 허그도 했는데 공연장이 시끄럽다보나 귓속말로 대화를 했는데
"아까 미안해서 샴페인이라도 한잔 드리고 싶었는데 없나봐요.. 디엠 주시면 제가 매니저 통해서라도 제 앨범이나 선물 꼭 할께요 연락 꼭주세요. 재밌게 노세요." 하고 갔습니다.
그렇게 연예인이 가고나니 아까 황당함과 불쾌함은 날아가고 주변 지인들도 덕분에 신나서 자존감이 뿜뿜 올라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사실 박재범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도 아니었고 저도 정신없다보니 따로 연락은 안했는데, 당시 박재범도 얼굴이 붉어 좀 마신 상태처럼 보이긴 했습니다. (기억못하겠지 싶은 마음도...)
취한 상태고 본인도 일이 아니라 놀러온 상황에 이렇게 겸손히 예의를 차릴 정도면 평소 팬을 대하는 태도도 좋겠구나 생각했던 기억입니다.
아무리 소속사에서 부탁 해 아티스트를 지키기 위해 하는 행동이라도 선을 넘어서는 안되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 피해를 입거나 불쾌한 일을 경험하게 된다면 아티스트라도 대신 사과의 표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얻은 인기가 그저 즐겁고 본인을 보러 와준 팬들의 환호에 정작 중요한 것을 잃는다면 결국 그 인기도 오래가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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