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의 월디페 - 1일차 금요일 후기.
나의 월디페는 2012년을 시작으로 양평 - 춘천 - 한강 - 잠실을 이어 다시 서울랜드로 가게되었다.
매년 5월 EDM 페스티벌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마중물같은 축제의 장이다.
특히 내 첫 시작이자 내 니즈를 가장 실현한 공연에 가깝기에 더 뜻깊기도 하다.
내 기억으로 성인이 된 후 서울랜드는 이번이 세번째 방문이다.
2014년 05월 '라이프 인 컬러'를 통해 페인트 파티 시원하게 즐겼고
2016년 10월 '조혈모세포 기증 감사의 날'을 통해 감동 가득 안고 왔던 기억이다.
놀이공원에서 열리는 EDM 페스티벌인데다 월디페는 2018년 이후 5년 만에 가는 거라 설렌 마음도 컸는데 좋았던 점 그리고 좀 아쉬웠던 점 몇가지 기억나는데로 적어본다.
1. 갤럭시 라운지
- 체력도 체력이고 코로나 후로는 페스티벌 경험이 전무했기에 사실 부산은 고민했으나 월디페를 가리라고는 생각을 안했었다. 그러나 메인 스폰사인 갤럭시의 이벤트 덕분에 기회를 얻어 즐기고 올 수 있었다.
메인 스폰서 답게 통 크게 관객들을 위해 많은 부분 배려하고 제공한 부분들이 참 좋았다.
무엇보다 '갤럭시 라운지'는 천국과도 같은 공간이 있었기에 무더위에 육수 흘리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입장 전 팔찌 수령할 때 프리 드링크 쿠폰을 2장 받았는데 1장은 음료, 다른 1장은 음료+스낵이었다.
음료는 논알콜 맥주와, 에너지드링크인 핫식스 중에 선택 가능했는데 신제품인건지 포도맛이었다.
스낵에는 과자와 젤리 등이 들어있었고 구성도 알찬게 관객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갤럭시 라운지 바로 맡은 편은 브브앞 라운지였는데 사실상 브브앞 테이블 간접체험이나 다름없었다.
사이드로는 쉴 수 있는 편한 쇼파와 중간 중간 스탠딩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어 본 공연을 즐기고 휴식을 취하는데 더 없이 좋은 공간이었다.
아무래도 지상에 위치했기에 관객들이 난간에 기대지 않도록 안전요원들이 수시로 체크했었다.
나 역시 이 공간이 없었더라면 아마 힘들어서 중간에 쉬러 일찍 갔을 수도 있었을텐데 쾌적한 환경에서 2시 부터 10시까지 알박할 수 있었다.
초대권과 장소 제공은 물론 먹고 마실거리까지 주니 한없이 고마웠던 갤럭시 라운지였다.
2. 능동적인 운영
-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려보면 월디페를 비롯한 다른 페스티벌들이 그러하듯 자원봉사자에 많은 부분 의존하다보니 운영적인 측면에서 아쉬운 모습이 많았다.
어떤 질문을 해도 멀뚱멀뚱 글쎄요 잘모르겠는데요는 식의 대답이나 소극적인 태도로 페스티벌 브랜드 이미지도 걱정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월디페는 지난 경우들 보다 확실히 더 능동적인 운영과 대처 그리고 관객을 배려한 꼼꼼함이 보였다.
입장하자 마자 스텝들이 무언가 분주하게 하길래 봤더니 갤럭시 라운지 앞 바닥이 고르지 못하자 조치를 취하는 모습이었다.
아스팔트가 깨져 울퉁불퉁한 노면에 매트를 덧대고 안전스티커로 테두리를 마무리해 관객이 넘어지거나 다치지 않게 신경쓰는 모습이 좋았다.
또 과거에 관객들이 마시다가 버린 빈 맥주나 음료컵들 때문에 넘어지는 경우도 있었는데 중간 중간 계속 청소하시는 여사님들이 쓰레기를 치워주셔서 깨끗하고 쾌적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공연 후반부에 어떤 여자분이 쓰러지셔서 안전요원에게 들쳐엎힌채로 실려나가셨는데 급하다보니 길을 터주는 선발대와 뒤에서 서포트 하는 후발대 모두 엄청 빠르게 뛰어갔다.
오랜만에 가는 페스티벌이라 그런지 몰라도 과거이 비해 많아진 촬영팀들이 눈에 띄었는데 사진 촬영과 영상 촬영 모두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관객은 관객대로 스텝은 스텝대로 각자 맡은 바 자기 자리에서 즐기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런게 쌓여 최고의 축제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3. 페스티벌, 놀이공원과의 만남
- EDC를 품은 월디페.
꿈과 동심의 나라 놀이공원과 EDM페스티벌의 만남.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조합이다.
그렇기 때문에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EDC를 비롯해서 많은 관객들이 좋아하는 경험이다.
이미 이디씨 코리아를 통해 코로나 전 경험한 사람이 많이 있겠지만 난 처음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신선한 경험이었다.
(라이프 인 컬러 때는 입구에서 돗자리 사전 모임한다고 음악 틀고 술 마셨기 때문에 서울랜드 자체 컨텐츠에 대한 기억이 없다)
서울대공원에 주차를 하고 코끼리열차를 타고 서울랜드에 내려 일반 놀이공원 관람객들처럼 서울랜드를 누비는 경험 자체가 즐거웠다.
원래 일찍 들어가서 이곳 저곳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할 계획이었으나.. 초대권 주기로 한 쇼군이다 늦게오는 바람에.. 본 공연 시작 전 입장만 부랴 부랴..
특히나 오늘자 방영 된 '놀면 뭐하니'에서도 어제 내가 있던 그 곳 그대로 나오니 참 반갑고 기분이 묘했다.
퇴장 시에는 아무래도 놀이공원 특성 상 관객들이 잠시 머무르다가 나갈 수 있어 스텝과 안전요원들이 지속한 퇴장을 고지하고 길을 안내해줘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퇴장할 수 있었다.
다음에도 서울랜드에서 진행되는 페스티벌을 기게 된다면 도어오픈 시간에 맞춰 여기저기 둘러보고 음식을 사먹어도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4. 아프리카 실시간 중계
- 몇 년 전부터 해외 일부 대형 페스티벌에서 직접 오지 못한 관객들과 또 미래에 관객이 될 사람들을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전세계가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삶의 많은 영역에서 비대면이 일상화 된 후로는 페스티벌은 물론 다른 문화예술도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도 대중적이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스펙트럼이 개최되면서 실시간 중계를 볼 수 있었는데 우수한 자본력으로 여러 채널을 운영해 다양한 스테이지의 공연을 실황으로 즐길 수 있었다.
이번 월디페에서도 아프리카TV를 통해 무료로 고화질 영상을 볼 수 있었는데 사실 모르고 있었다가 월디페 공연장에서 퇴장 전 화면에 뜬 광고문구를 보고 알게되었다.
친절하게 시간 순서와 함께 제공이 되었는데 화면이나 음향모두 만족스러워 채팅창 반응도 뜨거웠다.
어그로꾼은 바로 강퇴하고 채팅으로 수다떨면서 방구석에서 보고있으니 브브앞 테이블이 부럽지 않을 정도.
물론 비용도 많이 들고 과정이 까다롭겠지만 이 까다로움이 모객으로도 이어져 다음 관객 유치를 위한 좋은 투자라고 생각된다.
중계되는 화면에서 디제잉 만큼이나 아는이의 얼굴과 흥겹게 노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또다른 재미다.
5. 스테이지 일원화
- 아무리 좋은 공연이라도 모든면에서 만족할 수는 없는 법. 아쉬운 점도 있긴했다.
금요일은 서브 스테이지는 운영하지 않고 메인스테이지였던 월드스테이지만 운영했는데 이 부분이 좀 아쉬웠다.
내가 퇴장하면서 들었던 말 중 관객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이랬다.
월디페는 원래 이렇게 빠른 비트만 나와?
계속 같은 쿵쿵소리만 나오니까 좀 지겹더라.
아무래도 하드스타일이라는 장르나 큐댄스가 낯선 분들은 이렇게 느낄 수 있겠구나 싶었다.
타 페스티벌에 비해 월디페는 가장 연령대가 낮은 편이고, 금요일에 열린 만큼 하교나 퇴근 후에 입장 한 관객은 하드한 음악만 들었을테니 말이다.
물론 원활한 운영과 양질의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금요일 1일 스테이지 일원화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금요일만 간 관객은 아쉬웠을 것이다. (마치 부페에 갔는데 매운 사천요리만 메인으로 계속 나오는 것처럼)
적어도 1개 쯤은 서브 스테이지를 운영해 딥하거나 마이너한 장르의 음악을 느낄 수 있게 했다면 금요일 관객들도 아 이런 음악도 있구나 이건 무슨 장르지 하는 호기심에 2차 3차 방문이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6. 큐댄스? 이제는 트랜스미션!
- 물론 다른 페스티벌에서도 큐댄스를 진행한 적이 있지만 가장 먼저 데려왔고 공연에 올린 것은 월디페기에 월디페라고 하면 이제는 국내 큐댄스나 하드스타일 팬들의 성지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나는 한 명의 트랜스 팬으로써 트랜스의 부활과 영광을 위해 큐댄스를 품은 만큼 트랜스미션도 못할 것이 있나 싶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트랜스미션 코리아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부진한 티켓판매율 때문이었는지 투자사 때문인지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아쉽게도 무산된 적이 있다.
당시 메일로 정보 받아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그 기억이 생생한데.. 무산되어 아쉬운 마음이컸다.
트랜스라는 장르가 아무래도 긴 호흡과 서서히 빌드업되는 과정을 통해 감성 충만해지기 때문에 국내 페스티벌에서 시장성이 부족할 수 있다. 다만 이미 플랫폼을 통해 비이피씨에서 보여줬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가능성도 또 그만한 가치도 있다고 생각된다.
지난 홍콩에서 ABGT의 황홀경을 잊지 못한다. 트랜스미션이 아니면 또 어떠한가. 유로화나 달러가 아닌 신사임당을 쓰고 싶다.
12시에 쓰기 시작해서 마무릴를 지으려보니 어느덧 2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폰의 빛 때문에 모기도 어슬렁거린다.
빛에 의해 모기는 폰 앞으로 날아오듯이 음악이 있는 축제의 장에 관객도 즐기기위해 찾아올 것이다.
내일이 그러하고, 또 다음 공연, 내년 공연이 그러하듯이.
관객 한 명 한 명의 피드백이 모여 스텝 한 사람 한 사람의 손길이 모여 음악을 통해 이 축제의 장에서 즐거운 추억을 쌓는 삶의 한 조각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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