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엑스재팬이 내한 공연을 왔을 때 요시키는 깜짝 이벤트로 아리랑을 연주했었다. 이에 감동받은 관객들은 떼창으로 화답하기도 했었다.
수차례 연기되어 기다려준 팬들에 대한 보답이었을까 부족한 연습 시간에도 불구하고 나의 기억 속 피아노로 연주되는 아리랑의 멜로디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난 처음엔 당연히 주최측의 요청이 있었겠거니 생각했는데 사실은 반대였다. 사전 리허설 당시 요시키가 주최측에 먼저 아리랑 악보를 요구했고, 급하게 준비해준 악보로 연습해 연주를 해주었던 것이었다.
이 과정을 알고나니 사실 더 감동으로 다가왔다.
내가 공연을 가는 나라의 관객을 이해하고 만족시키고 더 나아가 감동을 주기위해 최소한의 공부를 하는 것. 이는 어찌보면 투어를 다닐만큼 큰 뮤지션으로 성장하게 되면 프로로써 준비해야 할 기본 소양일듯한데 역설적이게도 그런 뮤지션이 적기 때문에 감동을 받게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요시키의 경우 홍콩 공연에서는 비욘드의 해활천공을 연주해주기도 했었다. 해당 가수와 그 곡이 가진 상징성. 그 의미를 알고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마치 우리나라의 가수가 대만 공연에서 장우생의 노래를 부르고, 일본 공연에서 미소라 히바리의 '흐르는 강물처럼'을 노래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많은 무대를 서게 되어 관객에 소홀해지고 또 많은 돈을 벌어 무대와 노래에 대한 가치에 대해 감각을 잃게되면 결국 그 가수의 노래도 서서히 잊혀져지는 것 같다.
많은 경험에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늘 감동을 주는 사람은 언제나 내 노래를 들어주는 관객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요시키가 했던 말이 참 좋다.
아름다운 멜로디의 영원함을 믿는다.
나는 그에게 이렇게 답해주고 싶다.
멜로디가 영원한 만큼 아름다운 연주자도 영원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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