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중학생 시절 당시만해도 책방(책대여점)은 장사가 잘되는 편이었고, 동네에도 가까운 곳에 2곳이 있어 자주 책을 빌려봤습니다.

그 중 한 곳에서 만화책을 많이 빌려봤었는데 단골이 되다보니 신간이 나오면 미리 빼주고, 재밌을만한 책도 추천 받기도 했습니다.

만화책만 보다보니 부모님 잔소리도 있었고 나도 소설이나 읽어봐야겠다 싶었는데 홍콩무협영화를 좋아했기에 무협지를 택했습니다.

책방 사장님께 무협지에 입문하려고한다 입문용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한 번 빠지면 못나올텐데 감당이되겠냐며 떠보는겁니다.

그런 말을 들으니 오히려 더 호기심이 생겼고 처음으로 추천받았던 책이 '십절무록'이었습니다.

검궁인, 사마달 작가님의 작품으로 서문으로 쓰였던 화무십일홍, 권불십년의 문구는 지금도 여전히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언제 읽었는지도 모르게 3권짜리 책을 금방 읽고 다음으로 택했던게 검궁인, 사마달 선생이 함께 쓰셨던 '십전서생'.

이또한 너무 재밌어서 금방 읽고 그 다음이 코믹무협이었던 '독보강호'였습니다. (제가 읽었던 책은 1면에 2단으로 인쇄되어있던 판..)

이후로 작가 이름에 검궁인 사마달만 써있으면 무조건 다 빌려봤던 기억이납니다. 용돈이 부족해 나중에는 도서관도 탈탈 털어봤던..

야설록, 와룡강, 고원, 금강 등의 작가님의 작품도 읽어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시절 무협지가 왜 재미있었나 생각해보니 중간 중간 양념처럼 들어있던 십구금 므흣한 장면묘사도 떠오릅니다.

(둔부, 육덕, 봉긋, 욕정 등의 단어로 기억되는..)

제가 읽었던 무협지의 가장 마지막 작품은 '소림화상'이었는데 백상님의 작품이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고 입시와 함께 당시 구무협파 신무협파로 나뉘고 또 판타지 소설이 더 많은 인기를 끌다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무협지와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당시 국내 최초의 전대물이었던 오라전대 피스메이커가 유행하던 생각도 납니다)

성인이 되고 어느정도 여유가 생기니 그 시절 좋아하던 무협지를 온오프라인 헌책방을 돌며 조금씩 사모았습니다.

수집벽이 있어 모으다보니 또 너무 감당이 안되서 몇년전 집공사를 하면서 거의 대부분 처분해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쾌쾌한 책냄새, 라면 자국을 피해 누릿누릿한 종이를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그 시절 무협지를 읽던 맛.

그 시절 제가 좋아하던 작가 검궁인, 사마달이 생각나는 주말의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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